(시사미래신문)
조선시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당대 최고의 과학자인 장영실이 국내 잠수함 설계 및 건조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 장영실함(SS-087)으로 부활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10월 22일 오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인「장영실함」진수식을 거행했다. 장보고‑Ⅲ는 3,000톤급 잠수함 획득사업으로서 Batch‑Ⅰ은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이며, 이번에 진수하는 장영실함은 Batch‑Ⅱ의 첫 번째 함정이다.
*장영실함 함정번호 : SS-087, 영문명 : Jang Yeongsil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장영실함은 지난 2019년 건조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1년 착공식과 2023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뜻깊은 진수식을 갖게 됐다.
*착공식 : 함정 건조의 첫 공정으로 철판을 절단하는 행사
*기공식 : 함정 첫 번째 블록을 건조 선대에 자리 잡아 거치하는 행사
해군의 첫 3,600톤급 잠수함인 장영실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이자 다양한 해양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이 한층 강화된 핵심전략자산이다.
장영실함은 기존의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에 비해 탐지 및 타격 능력, 은밀성, 생존성 등 여러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성능이 향상됐다.
• 장영실함은 톤수 약 3,600톤, 길이 약 89m로 도산안창호급과 비교해 외형적으로 커졌다.
• 특히, 잠수함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와 눈과 귀에 해당하는 소나체계의 성능을 개선하여 정보처리와 표적탐지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육상표적 타격능력이 강화됐다.
• 또한, 안정성이 검증된 리튬전지를 탑재하여 수중에서의 잠항시간과 최대속력으로 항해할 수 있는 시간이 증가하여 작전 간 노출 위험성이 줄었다. 이와 함께 함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저감기법을 적용하여 수중방사소음도 줄임으로써 은밀성이 향상됐다.
• 아울러, 추진기 고장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도 함정기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보조추진기를 탑재하여 생존성이 증가했다.
• 한편, 장영실함은 국내 기술로 생산한 장비 탑재를 확대했다. 이는 잠수함의 안정적인 운용에 도움이 되고, K-방산의 기술력 구축과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진수식은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을 주빈으로 軍 주요 직위자, 수출 및 방산업계 관계자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유공자 포상, 축사, 진수 및 안전항해 기원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축사에서 “해군 창설의 아버지이신 손원일 제독님께서는 ‘해군은 그 자체가 현대 최신과학의 정예(精銳)와 진수(眞髓)가 종합되어 만들어진다’고 말씀하셨다”며 “우리 기술로 건조된 장영실함이 스마트 정예 강군의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대한민국 해양수호의 핵심 전력으로서 소임을 완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함정 진수는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인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박미영 여사가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했다. 이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이다. 이어 해군참모총장 내외와 주요 내빈들이 가위로 오색테이프를 절단해 샴페인을 선체에 깨뜨리는 안전항해 기원의식을 진행했다.
잠수함의 함명은 군사력·해양력·과학기술 발전 및 외세항쟁·독립운동 등에 기여하여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해군은 선도함의 독자적 국방기술의 집약체인 잠수함의 상징성과 K-방산 수출의 효과를 고려하여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기술인으로 평가되는 장영실을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의 함명으로 제정했다.
* 장보고-Ⅲ Batch-Ⅰ함명 : 1번함(도산안창호함), 2번함(안무함), 3번함(신채호함)
이상우(고위공무원)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장영실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이자, K-방산의 첨단과학기술 집약체로서 이번 진수식을 통해 우리 K-방산의 우수한 기술력을 국민과 전 세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향후 K-잠수함이 세계 안보 평화를 선도할 핵심 전략자산으로서 방산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소장)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장영실함은 우리 군의 핵심전략자산으로서 한층 강화된 정밀 타격능력과 수중작전능력을 갖춰 다양한 해양 및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을 굳건히 수호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군력 건설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영실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7년 말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진수식의 의미 |
진수식은 함정 건조 시 선체를 완성하여 처음 물에 띄울 때 거행되는 의식으로 함명 선포와 함정 진수 행사로 구성된다. 진수식은 초기에는 성직자가 관장하는 일종의 종교행사였으나 19세기 초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영국 군함 진수식을 주관한 이후 성직자 대신 여성이 의식을 이끌어가는 전통이 정립됐다. 이때 주관하는 여성을 ‘대모’라 부르며, 대모가 손도끼로 진수줄(테이프)을 절단하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진수식의 절차와 방법은 나라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영국과 유사하게 샴페인 병을 함정에 부딪혀 깨뜨리고 1인의 진수자가 도끼로 테이프를 절단한 뒤 볼(Ball)을 터뜨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샴페인 병을 함정에 부딪혀 깨뜨리는 것은 고대 바이킹들이 배를 진수할 때 바다의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풍습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했다.
해군 잠수함부대 역사 및 운용능력 |
올해 창설 35주년을 맞는 해군 잠수함부대의 모체는 1990년 6월 1일 창설된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부대인 제57잠수함전대이다. 57전대는 1995년 제9잠수함전단으로 승격된 이후 2015년 2월 1일 ‘국가전략부대’라는 칭호와 함께 잠수함사령부로 창설되었다. 잠수함사령부 창설은 세계에서 6번째이다.
해군은 1984년 국내에서 자체 건조한 돌고래급 소형잠수함을 인수한데 이어, 1992년 1,200톤급 장보고함(SS-Ⅰ)을 도입하며 세계 43번째 잠수함 보유국이 되었다. 2007년에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춘 1,800톤급 손원일함(SS-Ⅱ)을 확보하며 2주 이상의 수중작전 지속능력과 대지 타격 능력을 갖추었다. 2022년에는 우리기술로 설계/건조한 도산안창호함(SS-Ⅲ)을 전력화하며 수중작전능력과 전략목표 타격 능력이 월등히 향상된 최신예 잠수함을 지속 확보하고 있다.
우리 잠수함은 도입 5년 만에 209급 장보고함이 하와이까지 왕복 항해에 성공했고, 1996년 최무선함의 괌 파견훈련을 시작으로 환태평양훈련(RIMPAC),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REACH) 등 각종 연합훈련에서 우수한 전투력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잠수함 운용국가로 인정받아왔다.
특히 1999년 괌 근해에서 열린 서태평양훈련에서 이천함이 1만 2천 톤급 퇴역 미 순양함을 어뢰 1발로 격침시켜 미 해군으로부터 ‘One Shot, One Hit, One Sink’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이후 잠수함부대의 전투구호로 활용하고 있다. 2002년에는 환태평양훈련에 참가한 나대용함이 잠대함유도탄을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키는 등 우수한 운용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잠수함사령부에 국제잠수함과정을 개설해 디젤 잠수함 운용국 및 도입을 준비 중인 해외 우방국 대상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잠수함 운용 기술을 전수하여 K-방산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국제잠수함과정은 2025년까지 13개국 109명이 수료했다.
2021년에는 지구 둘레 132배에 달하는 작전운용 300만 마일 대기록을 달성했으며, 2024년에는 세계에서 14번째로 여군 잠수함 승조원도 탄생했다.
□ 주요 연혁
• 1974년 11월, 정부 잠수함 5척 건조사업 추진지시
• 1984년~1991년 초, 돌고래급 잠수정 인도
• 1990년 6월, 제57잠수함전대 창설
• 1992년 10월, 장보고함(SS-Ⅰ) 인수 * 세계 43번째 잠수함 보유국
• 1993년 1월, 교육훈련대 창설 * 독자적 잠수함 교육훈련 기반 마련
• 1994년 4월, 이천함(SS-Ⅰ) 인수 * 최초 국내 건조 잠수함
• 1994년 12월, 잠수함 수리창 창설
• 1995년 10월, 제9잠수함전단으로 승격
• 2007년 12월, 손원일함(SS-Ⅱ) 인수 * 214급 최초 잠수함 도입
• 2013년 7월, 국제잠수함과정 개설
• 2015년 2월, 잠수함사령부 창설 * 세계 6번째
• 2021년 도산안창호함 SLBM 발사 성공
• 2021년 300만 마일 작전운용 달성 * 지구둘레 132배
• 2022년 도산안창호함(SS-Ⅲ) 전력화
• 2024년 여군잠수함 승조원 탄생 * 세계 14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