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성구 박사 칼럼> 정치에 놀아난 의료계

URL복사

(시사미래신문)


  52년 전 나는 A. 카이퍼 박사가 세운 <자유대학>으로 유학을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유학 생활을 통해 내가 절실히 느낀 것은 그 대학의 ‘의대생이 신학생들보다 더 보수적이고 진정한 <기독교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들었다. 세상에는 그것이 어떤 영역이든(정치, 교육, 문화, 예술, 과학 등) 간에 절대적으로 그가 가진 세계관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가령 어떤 의사는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를 단순히 <포유동물>로 생각하고 자기 의술을 펴는 사람도 있지만, 반면에 어떤 의사는 누워있는 환자를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가진 소중한 인격체라고 생각하고 치료하는 의사도 있다. 그러니 똑같은 환자를 두고서도 의사가 어떤 세계관으로 바라보고 치료하느냐에 따라 천지(天地)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인간은 고깃덩어리가 아니고 비록 병이 들어도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진 하나님의 피조물로 본다면 의사들이 환자를 보는 태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정부는 ‘의사가 더 많아야 된다’면서 대학에 ‘정원을 더 늘려라!’고 했다.

그래서 의사가 더 많아야 한다는 정부 쪽 사람들과 의사가 너무 많아지면 질의 저하를 가져오고, 돈 버는 직장으로는 의사가 최고라는 인식이 되어서 모든 대학에 의과대학을 확장하고 수를 늘리기도 했다. 그러나 의사가 되어도 시골이나 지방은 가지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일반인들은 의사가 왜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다만 수능성적 좋고 공부 잘 하는 사람은 의사가 되는 것이 제일 좋다는 인식이 한국사회에 깔려있다. 요즘은 하도 의술이 좋아서 수술만 할 수 있는 병은 모두 치료 가능한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평균 수명이 예전보다 엄청 길어졌다. 특별히 한국 의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동남아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병을 고치기 위해 한국으로 오고 있는 실정이다. 즉 한국의사가 최고라는 뜻이다.

 

그런데 며칠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백주(白晝)에 피습을 당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담긴 방송은 삽시간에 전파를 타고 온 국민에게 퍼져나갔고 그가 무사하기를 기원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데는 여야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하기는 백주에 테러를 당한 것은 이번뿐 아니고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여러 번 있었다. 과거 박근혜 전 당 대표를 공격한 자는 날카로운 칼로 얼굴에 치명상을 입혔다. 다행히 수술로 잘 봉합해서 지금은 다친 곳이 표시가 나지 않는다.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도 저격을 당했으나, 그는 껄껄 웃으면서 의사에게 “당신도 공화당 사람이 맞지요!”라는 조크를 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가 같은 당의 사람에게 공격을 당하자 정치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그런데 병원으로 이송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전문인 의사의 의견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비전문가인 당 간부가 환자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환자의 상태나 치료는 해당 주치의가 발표하던가 아니면 병원장이 해야 한다. 그런데 당 간부가 환자에 대해 이런저런 브리핑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정치적 냄새>가 많이 났다. 단지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환자의 상태가 어떠하며, 치료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궁금증인데, 병원장이나 담당 의사의 소견은 하나도 없고, 아예 처음부터 <정치적 선전>으로 온 나라를 도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은 믿을 수 없으니 서울대학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해서 헬기까지 불렀단다. 그들은 대단한 이벤트를 만들었다. 그것을 본인이나 가족이 원했든, 또는 당이 한 짓이라도 부산을 깔본 것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도 환자가 위급 상황도 아니고, 부산에서 치료를 해도 얼마든지 될 수 있는 일을 당 간부들은 부산대병원을 개떡으로 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들이야말로 외상 의학의 전국 최고봉들이다. 뿐만 아니라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병원들도 서울 못지않다. 그러니 위급 상황이 아닌 환자가 굳이 헬기까지 타고 서울대학병원으로 가야 했을까? 민주당 간부들이 지방을 우습게 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요란을 떨면서 서울대 병원에 와서 수술을 했다는 데, 이번에도 집도 의사나 병원장이 발표하지 않고, 당 간부가 자기도 모르는 말을 하면서 ‘1시간 30분에 걸쳐 수술이 이루어졌다’는 둥...왜 주치의가 할 말을 당 간부가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한 마디로 그들은 <이재명의 테러 사건>을 정치적으로 몰아가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었다. 또한 상처 부위를 수술했는지 현 상태에 대해 주치의 의사의 어떤 설명도 없었다. 그러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입장에서 보면, 의사의 의견은 그들에게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당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듯했다.

 

이번 피습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정치인들은 모든 것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와 의료의 영역은 확연히 서로 다르다. 물론 이재명 대표가 피습당한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상처 부위를 후시딘 하나 바르면 될 것을,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이것을 정치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민심을 교란하고 있었다면, 그와 그 당은 지금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의료계가 정치에 놀아났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