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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박사 칼럼>백 원짜리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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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미래신문)

 

 앞으로 지금 쓰고 있는 100원짜리 동전이 없어질 듯하다.

그 이유는 100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이순신 장군상이 친일화가인 장우성 화백이 그린 것이기 때문에 폐기한다는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현충사의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친일화가인 장우성 화백이 그렸다는 이유로 그것도 뜯어내서 폐기했다고 한다.

정부가 의논해서 결정한 것을 뭐라고 토를 달지는 않겠지만, 일반인으로서는 그가 한국 화단의 훌륭한 화가였던 것도 맞고, 또 일제시대 때 조선민전에 출품하여 입선작상을 받은 대표적 화가로 알고 있다.

 

그 화가가 구체적으로 무슨 친일행각을 했는지는 일반인들에게 자세히 알려진 바도 없다. 혹시 그냥 모 단체에서 만든 친일인사 명단에 장우성 화백이 있으니 친일청산의 차원에서, 그의 작품인 이순신 장군상을 공식영정으로 사용할 수 없고, 새로운 영정을 만든다고 들었다. 그것은 친일 청산이라기 보다 일종의 문화혁명이다.

 

들리는 말로는 그분 말고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 화패에서 사라질 것 같다. 혹시 이러다가 화패개혁을 하려는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 일제의 잔재를 없앤다면 지금의 시청본관도, 서울역 청사도, 한국은행 본사도 헐어야 되지 않겠는가?

 

사실 누가 이순신 장군을 친히 본 사람도 없고, 현재는 그의 사진도, 그림도 없고, 그의 생김새를 글로 나온 것도 없는데, 당시 작가가 이순신 장군상을 그릴 때는 많은 글들을 참고 했을 것이고, 작가의 영감으로 그렸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1750년대 곧 18세기 중엽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그림을 하나 가지고 있다. 한국에는 동아대학이 사본을 하나 가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내가 입수한 작품은 미국의 동부 볼티모어(Baltimore) 시립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사본으로 가지고 있다.

 

「忠武公 李舜臣」이라는 영정에는 당시에 굵은 삼배 같은 천에다, 노랑 배경에 흡사 징기스칸을 닮은 무인형으로 그려져 채색되어 있다. 아마도 이순신의 모습이 흡사 세계 제패를 꿈꾸던 몽고의 징기스칸을 닮았을 것이라고 작가는 생각한 모양이다.

 

당시 그 화가가 누군지는 몰라도 나름대로 그 시대에 이순신장군에 대해 최선을 다해 그렸을 것이다. 그는 친일파가 아니었고, 친미나 친중도 아니었고, 연대도 이조 중기에 그렸으니 이순신 영정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예술을 이데올로기의 잣대로 비판 하는 것은 모두 사회주의, 공산주의 숫법이다. 나의 스승이요, 20세기 칼빈주의적 미술사의 최고봉이었던 화란 뿌라야 대학교 교수였던 한스 로끄마꺼(Hans Rookmaaker)박사의 말이 생각난다. “예술에는 중립이 없다!”고… 예술 작품에는 반드시 그 작가가 가진 사상과 세계관이 들어 있다.

 

그런데 장우성 화백의 작품에서 일제를 고무, 찬양하는 것이 나타났는지? 아니면 글을 통해서 어떻게 친일을 했는지 우리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제 와서 친일 척결을 하는 것도 혹시 무슨 정치적, 또 무슨 사상적 의도가 배후에 깔려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일제 식민지 시절에 친일을 안한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될까?

심지어 독립유공자 가운데도 친일파가 있다고 들었다.

일제의 신사참배를 반대하고 끝까지 절개를 지키다가 순교하신 주기철 목사와 박관준 장로를 비롯한 한상동, 이인재, 손명복 목사 등 산 순교자들과 해외에 나가서 일하던 독립운동가들과 신사참배를 피해서 해외에 망령 한 인사들만이 지조를 지켰고, 나머지 조선사람은 전부 친일파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 영웅이자, 자부심인 마라톤의 영원한 영웅인 손기정 선수를 한 번 생각해 보자. 나는 1936년에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경기에서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의 사진을 가지고 있다.

당시 독일에서 인쇄된 칼라사진을 가지고 있는데, 그가 시상대에 올라가 붉은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시상대에 올라 섰었다. 나는 그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손기정 선수를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 우리의 영웅으로 언제나 가슴에 남아 있다. 그 옛날 동아일보 기자가 흑백사진에 나온 일장기를 지워버리려고 밤에 몰래 조판실에 침입한 사건도 있었다. 그런데 84년이 지난 지금 붉은 일장기를 단 그의 모습을 보고 그를 친일파로 몰아갈수는 없다.

 

나라를 잃은 그 시대에 그는 가슴에 붉은 일장기를 달았지만, 생명을 걸고 조선의 건아로서 뛰고 또 뛰어 월계관을 썼다. 그러나 그는 일본국적이었다.

 

앞으로 두고 볼 것이다.

새로운 이순신 장군 영정을 그리는 화가가 혹시 종북 화가가 아닐는지, 또는 중국을 지독히 좋아하는 친중 화가가 아닐는지, 아니면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념을 가진 화가가 아닐는지,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겠다.

왜냐하면 이데올로기는 정치, 경제 뿐 아니라 예술에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100원짜리 동전이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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