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미래신문)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은 서계문화재단과 공동으로 10월 22일 서계 박세당 고택에서 ‘서계 박세당과 양주 석천동 –인간·공간 그리고 활용-’ 학술회의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학술대회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신(新) 경세유표 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실학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재조명하여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실학박물관과 서계문화재단은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실학자 서계 박세당과 종가 공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고, 문화콘텐츠로서 그 활용 가능성을 함께 모색했다.
행사에는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오석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정부 4), 박승원 반남 박씨 대종중 도유사, 전주이씨 지봉 이수광연구소 이운영 부소장 등을 비롯해 학계 전문가와 도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의원은 축사에서 “이번 학술회의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서계 박세당 선생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오늘 행사를 시작으로, 서계 박세당 선생을 기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계 박세당(西溪 朴世堂, 1629~1703)은 조선 후기 실학자로, 호인 ‘서계(西溪)’는 서쪽 계곡을 뜻하며, 자연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학문을 닦는 그의 태도를 나타낸다. 박세당은 주자의 해석만 따르지 않는 자주적인 경전 주석으로 노장사상을 아우르며 현실을 극복할 새로운 학문적 길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노론계에 의해 사문난적으로 몰리기도 했다. 그가 머물던 양주 석천동(현 의정부 장암동) 종가 공간은 조선 후기 사대부의 생활과 정신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경기도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학술회의는 ▲1부 식전행사(유적답사, 공연), ▲2부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3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의정부시 문화해설사와 함께 서계 박세당 고택(사랑채, 영진각), 서계 암각지, 그리고 그의 둘째 아들 박태보를 기리는 노강서원(경기도기념물) 등을 둘러보며 서계 박세당 가문의 내력과 정신을 살폈다. 이어 문양숙 가야금 앙상블이 25현 가야금 3중주 연주로 식전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먼저 심경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서계 박세당의 학문과 문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심 교수는 박세당이 주장한 ‘환중(寰中, 마음과 학문이 본래의 바른 중심으로 돌아가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는 사상)’ 개념을 통해 서게 박세당의 학문적 지향을 분석했다. 그는 환중의 개념이 노자와 장자를 본받아 시대의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려 했던 실천적 철학이자, 오늘날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서계 박세당 저술의 학술문화사적 의미와 실학사에서의 중요성을 재조명했다.
이어진 3개의 주제발표에서는 ▲석천동의 장소 특성과 현대적 활용 가능성(한필원 한남대학교 교수), ▲서계 종가 소장 고문헌의 가치와 활용 방안(김학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서계 박세당과 양주 석천동 역사·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연구(안남일 고려대학교 교수) 등이 진행됐다. 발표자들은 ‘공간’, ‘인간’ 그리고 ‘활용’을 중심으로 서계 박세당과 석천동 종가 공간의 의미를 다각도로 살펴보았다. 아울러, 학술연구 결과를 활용한 인물 스토리텔링, 종가 공간을 활용한 교육·체험·축제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주제 발표 후 ‘서계 박세당과 종가 공간의 현대적 재해석과 활용 방안’을 주제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종합토론에는 김기덕 건국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최덕현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이순구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최희수 상명대학교 교수 등 건축·문헌·콘텐츠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좌장 김기덕 교수와 토론자들은 “오늘 학술회의를 통해 서계 박세당 선생과 석천동 종가를 다양한 학문적 시각을 결합한 간학문적 접근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며, “박세당 관련 콘텐츠는 교육, 전시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이며, 이번 학술회의를 계기로 심화·발전된 후속 연구와 사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경기도와 실학박물관은 이번 학술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도내의 우수한 실학 문화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학술연구를 지속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민이 실학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전시, 교육프로그램, 문화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