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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기 칼럼> 포퓰리즘과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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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미래신문) 포퓰리즘(Populism)은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치 활동’이라고 정의된다.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된 말로 '대중', '민중'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포퓰리즘은 '대중주의', '민중주의' 정도로 직역할 수 있는 말이다.

 

요즈음 특히 정치계에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회자 되었듯이 ‘내가 하면 민주주의, 남이 하면 포퓰리즘’이라는 인식이 넓게 퍼지고 있다. ‘정상적인 ’민주정치’와 ‘비정상적인’ 포퓰리즘을 구분하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한국 사회에서 포퓰리즘은 ‘대중영합주의’, 특히 ‘나라 망치는 포퓰리즘’ 처럼 상대 당의 정책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문구로 쓰이고 있음을 본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40여일 코앞으로 다가오자 국민을 현혹하는 포퓰리즘의 망령이 여기저기서 활개 치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들과 캠프에서는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선심성 정책에 몰두하고 공약을 쏟아내기에 바쁜 모습이다. 나라의 미래 비전과 정책에 대한 논의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안타깝다.

 

‘의료 포퓰리즘’ 논란을 예로 보자. 이재명 후보가 탈모 치료약의 건강보험 적용 공약으로 이슈 몰이를 하자 맞불 격으로 윤석열 후보는 당뇨병 환자의 연속 혈당 측정기 구매 비용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뒤이어 안철수 후보는 정신건강 의료비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지지율에서 숨막히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기본소득 시리즈, 전(全) 국민 재난지원금, 부모급여 월 100만원, 병사 월급 200만원 등 현금 지원성 공약을 내놓자, 안 후보는 이들 두 후보의 공약에 ‘쌍(雙)포퓰리즘’이라며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발끈했다. ‘반(反)포퓰리즘’ 깃발로 이(李)·윤(尹)에 차별화를 기한 것이다. 어차피 표를 얻기 위해 인기 영합적 정치에 몰두하는 포퓰리즘이라면 이는 표(票)와 포퓰리즘을 합성한 ‘표퓰리즘’이라는 신조 합성용어가 등장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포퓰리즘 대선 공약은 당장 매표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누가 승리하여 집권하더라도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여야 후보들의 포퓰리즘 공약은 수조 원이나 수십조 원이 소요되지만 재원 대책은 분명하지 않다. 결국에 나라 경제 전반이 수렁에 빠져들게 되고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미래 세대에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된다. 이게 포퓰리즘의 함정이다. 대선후보들은 이를 분별해야 하며 오직 승리를 위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장밋빛 공약만 한다면 무책임하다. 취업난, 주택난, 양육난, 교육난 등으로 인구절벽에 처해 있는 가운데 장차 부모 세대, 조부모 세대들의 빚을 떠안게 될 어린 후손들이 가엽지도 않은가!

 

애국(愛國) 애민(愛民)하는 대선후보라면 이제부터라도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빠져나와 한국 경제를 도약시킬 비전과 정책으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 특히 이번 대선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심상치않은 미·중의 패권전쟁, 4차 산업혁명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대전환기에 놓인 우리나라의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포퓰리스트(populist)는 끊임없이 국민을 찾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한다. 『누가 포퓰리스트인가』의 저자 뮐러(Jan Werner Mueller)는 “포퓰리스트가 정권을 잡게 되면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이나 시민단체 심지어 정당까지 비(非)국민으로 규정해 탄압하고, 사법부와 정보기관 등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개조하려 들고 헌법 개정을 목표로 삼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공저자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 역시 “포퓰리스트는 권력을 획득하면 말을 넘어 실제 행동에 착수한다. 사법부를 비롯한 중립 기관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거나 무기로 활용하고, 언론과 민간 영역을 매수하여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며, 정치 게임의 규칙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서 경쟁자에게 불리하도록 운동장을 기울게 만든다”고 설파한다.

 

우리나라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과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높아서 포퓰리스트가 정치 무대에서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현 정부도 포퓰리즘의 성향을 종종 보였다. 트럼프식 편 가르기와 선동이 한국 정치에서도 일상이 됐다. 코로나19가 원인이 되었지만 지난 2년간 과도한 선심성 지출과 국가부채의 급격한 증가로 포퓰리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은 부인할 수 없다.

 

부디 이번 대선에서는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 포퓰리즘과 포퓰리스트를 잘 구분해내는 현명한 국민 유권자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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