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종교의 자유를 분명하게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에서 등장한 입법 움직임을 보면 이 헌법 정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갖게 된다.
2026년 1월 9일 무소속 최혁진 의원 외 10명(더불어민주당 김우영 김준혁 김재원 권칠승 염태영 이건태 이성윤 송재봉 서미화 진보당 손솔)이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며 민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공동 발의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정교분리 원칙’을 명분으로 종교 법인의 정치 개입을 규제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 법안은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한 비영리 법인에 대해 설립 허가 취소를 가능하게 하고, 행정기관의 조사 권한을 강화하며, 해산 시 잔여 재산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종교의 정치 개입을 막겠다는 취지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 법안이 가진 권력 남용의 가능성과 종교 자유 침해의 위험성이다.
정교분리의 본래 의미는 무엇인가
정교분리(政敎分離)는 흔히 “종교와 정치의 완전한 분리”로 오해되곤 한다.
그러나 헌법적 의미에서 정교분리는 국가가 특정 종교를 국교로 삼거나 종교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가 권력의 제한 원칙이다.
즉 국가가 종교를 지배하거나 통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바로 정교분리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해석은 정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종교가 사회 문제나 정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말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며, 이를 규제의 대상으로 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동시에 위축시킬 수 있다.
전체주의 국가들이 사용했던 종교 탄압의 방식
역사를 돌아보면 전체주의 정권들은 종교를 자유 사회의 장애물로 여겼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종교는 권력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전체주의 국가들이 종교를 탄압할 때 공통적으로 사용했던 방식은 크게 세 단계였다.
첫째는 여론전이다.
정권은 ‘애국’, ‘국민의 이익’, ‘사회질서’ 같은 그럴듯한 언어를 사용해 종교를 문제 집단으로 몰아갔다.
둘째는 경제적 고립이다.
종교 단체의 재산을 몰수하거나 활동 기반을 약화시켜 조직의 자생력을 무너뜨렸다.
셋째는 형사 처벌과 인신 구금이다.
종교인을 반혁명 세력이나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낙인찍는 방식이다.
이러한 과정은 과거 여러 전체주의 국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역사적 패턴이다.
대한민국에서 나타나는 위험한 징후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우려스러운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특정 종교 단체의 문제를 계기로 종교 전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종교재단 해산 가능성을 언급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사회적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논의가 특정 범죄 행위를 처벌하는 수준을 넘어 종교 자체를 통제하려는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안 내용처럼 행정기관이 법원의 영장 없이 법인 사무실에 출입하여 조사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된다면,
이는 종교단체뿐 아니라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국가 권력의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률은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법률이 권력을 강화하는 도구가 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종교는 자유 민주주의의 마지막 방파제
18세기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종교는 사회 질서를 지탱하는 도덕적 기반”이라고 말했다.
종교는 인간에게 도덕적 기준을 제공하고, 권력에 대한 양심적 비판을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특별히 보호한다.
종교가 정치 권력을 장악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정치 권력이 종교를 통제하는 것도 똑같이 위험하다.
역사는 이미 그것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를 수없이 보여 주었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늦는다
정교분리는 종교를 억압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 권력이 종교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헌법적 안전장치다.
그 의미가 왜곡되어 종교를 통제하는 법적 근거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헌법 정신을 거꾸로 해석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다. 권력은 언제나 스스로를 확대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그래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권력의 확대를 경계하고,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종교의 자유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다른 자유들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역사는 언제나 같은 교훈을 반복해 왔다. 자유는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작은 원칙의 왜곡이 쌓일 때 서서히 무너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종교를 통제하는 법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자유를 지키려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책임이다.
자유를 잃는 것은 순간이지만, 다시 되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유 대한민국이 전체주의의 어두운 길로 향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 우리 국민의 깨어 있는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