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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근 칼럼>라인강에서 흘린 눈물, 한강의 기적을 낳다. 땀과 유머, 그리고 성경적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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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미래신문)

 

1964년, 서독 본에서 만난 박정희 대통령과 뤼브케 서독 대통령의 역사적인 만남은 단순히 국가 정상 간의 회담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사에 영원히 기록될 눈물의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정한 '부자(父子)'의 약속
두 대통령이 라인강을 따라 하이델베르크로 향하던 리무진 안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창밖의 풍요로운 독일 풍경을 보며 갑자기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국의 가난한 국민들을 떠올린 슬픔이었습니다. 곁에 있던 뤼브케 대통령은 자신의 부인이 사랑의 징표로 만들어준 귀한 실크 손수건을 건네며 눈물을 닦으라고 했습니다.
이 감동적인 순간, 통역을 맡았던 백영훈 박사의 번뜩이는 유머가 분위기를 극적으로 전환했습니다. "뤼브케 각하, 두 분을 보니 다정한 부자지간 같습니다. 이번 참에 박정희 대통령을 양아들로 삼아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뤼브케 대통령은 웃으며 "좋습니다. 박 대통령, 그러면 지금부터 내 아들 하게"라고 화답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아버지, 저는 하이델베르크보다 우리나라 광부들이 일하는 탄광을 꼭 가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고, 두 정상은 뤼스부르크 탄광 수백 미터 지하 막장까지 동행했습니다.


지하 막장에서 만개한 광부들의 눈물
시커먼 탄가루와 요란한 착암기 소음이 진동하는 막장. 머나먼 타국 땅 깊은 곳까지 찾아온 고국의 대통령을 본 광부들은 뜨거운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또한 광부들을 부둥켜안고 함께 울며, "우리 후손들은 다시는 이런 힘든 탄광에서 고생시키면 안 된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뤼브케 대통령 역시 감동에 겨워 눈물을 참지 못하고 함께 울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헬기를 타고 달려온 에르하르트 서독 총리는 탄광 분진에 뒤덮인 채 눈물을 흘리는 두 대통령을 보고 사연을 물었고, 뤼브케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을 내 아들로 하기로 했네"라고 답했습니다.
한국 국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대통령과 광부, 간호사들의 헌신에 감동한 서독 정부는 긴급 의회 소집을 통해 삭감되었던 한국의 차관을 만장일치로 증액시켜 지급했습니다. 이 차관은 한국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성경 속 헌신과 파독 광부·간호사의 땀
이 감동적인 역사의 배경에는 성경 속 인물들의 헌신과 유사한 한국 국민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위해 왕 앞에서 조국의 현실을 눈물로 보고했던 느헤미야처럼,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나라 1인당 소득은 80달러에 불과하며, 독일 광부·간호사가 벌어들이는 월급으로 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는 민족의 미래를 건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낯선 이방 땅에서 이삭을 주우며 생존과 희망을 지켰던 룻처럼, 파독 간호사들은 낮에는 환자를 돌보고 밤에는 파트타임을 하며 월급을 송금했습니다. "한국이 잘 살아야 한다"는 그들의 부지런함과 희생은 다윗 왕조를 연 룻의 헌신처럼, 대한민국 경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법궤를 집에 모셔 큰 복을 받았던 오벳에돔처럼, 광부들의 시커먼 석탄가루 속에서 흘러나온 땀과 간호사들의 송금은 한국 경제의 숨통을 틔운 ‘법궤 같은 축복’이었습니다. 평범한 이들의 작은 월급과 헌신이 모여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의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천막을 만들며 공동체를 세웠던 사도들처럼, 독일의 탄광과 병원에서 땀 흘리던 이들은 한 나라의 미래를 세운 ‘노동 사도’였습니다. 그들의 손끝에서 포항제철의 쇳물이, 경부고속도로의 첫 아스팔트가 깔리는 위대한 경제발전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뤼브케 대통령은 이 모습을 보고 "한국은 이런 근면하고 훌륭한 국민을 가졌습니다. 우리 독일도 한국을 도와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를 움직인 한 마디 유머
기적은 땀에서 나오고, 감동은 진심에서 나옵니다. 한국 경제 발전의 기적은 머나먼 타국 땅 광부와 간호사들의 눈물과 땀이 하늘을 감동시킨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각하, 박정희 대통령을 양아들로 삼으시지요"라는 통역관의 용기 있는 한 마디 유머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한국의 눈물과 독일의 감동이 만나 역사적 협력으로 이어진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용기 있는 한 마디의 진심 담긴 유머가 역사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하늘의 기적도 감동과 눈물이 만들고, 땅의 기적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도와주셔서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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