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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전 이성기>궁평 지하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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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미래신문)

 

궁평 지하차도

해전 이성기

둠벙 구정물에 연꽃이 맺었구나

피울 듯 말 듯 입 다문 속앓이에

뜸부기 한 다솜 울고 간다

멍든 구름도 목이 쉰 바람도

하얀 세마포에 둘러 싸였으니

천둥이 몰아친들 돌아서지 못하리

먼저 간다고 급히 서두르지 않았으면...

세상일에 애써 반기지 않았으면...

이제 와서 한탄한들 무엇하리

앞서가는 길 막힌 줄도 모르고

뒤에 밀려드는 봇물인 줄도 모르고

꽃가마 등 떠밀려가는 인생

먼저 간다고 서러워 마오

오래 산다고 긍정도 마오

때가 차면 모두 떠나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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